하트피리

반응형

들 숨과 날 숨, 두 발이 만들어 내는 반복의 리듬 속에 점점 무념무상의 상태로 빠져든다. 매일 새벽 나는 잡념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머릿속이 환해지는 느낌과 행복감은 유독 달리기 운동에서 자주 느끼게 된다. 한 참을 달리다 보면 어려운 문제가 쉽게 풀릴 때가 많다. 달리기는 효과적인 신체 운동일뿐만 아니라 마음, 정신, 뇌 건강에도 매우 좋은 운동이다.

 달리기는 사색, 철학의 운동이다. 이른 새벽 시간에, 특히 혼자서 뛸 때에는 내 자신을 직면하고 내면의 고요한 상태를 느끼게 된다. 달리기는 어젯밤 폭풍같이 달리던 나의 마음을 천천히 움직일 수 있도록 다독여 준다. 몸은 바쁘게 움직이지만 마음은 고요해진다. 가만히 앉아 명상을 할 때와 비슷한 감정이다. 독일의 예방의학 전문의 게르트 슈나크 박사는 반복, 계속 되풀이되는 진동이 명상에 들어가는 열쇠라는 점을 밝혀냈다. 달리기의 반복적인 움직임과 소리가 명상의 상태로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나에게 달리기는 나의 마음이 조용히 일하도록 도와주는 동적인 명상이다.

 

 달리기는 뇌를 활성화 시킨다. 미국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학업 성취도를 기록하고 있는 시카고의 네이퍼빌센트럴 고등학교의 비밀은 달리기에 있다. 전교생이 수업 시작 전 1마일 달리기를 한다. 그리고 1,2 교시에는 어려운 과목을 배정한다. 운동 직후에는 혈액 순환이 촉진되어서 뇌가 활성화되고 최적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하면 뇌의 신경 세포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늘어나고 인지 능력과 연관된 해마세포가 증가하게 된다. 신경 세포들이 서로 결합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어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 이러한 뇌의 기능 향상은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나이와 상관없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달리기는 우울증과 불안감 해소에 큰 효과가 있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기분을 좋게하고 우울증,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리기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 사고와 감정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반면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호르몬 '코르티솔'의 과다 분비는 막는다. 코르티솔의 수치가 너무 높으면 뉴런 간의 연결이 끊어지게 되어 사고의 전환이 힘들어진다. 그렇게 되면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여 우울증을 악화시키게 된다. 우리의 감정과 마음은 사실 뇌에 있다. 달리기가 감정을 다스리는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다양한 신체 운동들 중에서도 달리기는 가장 인기 있고 그 효과가 검증된 운동이다. 나 역시 신체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2년 전 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 달린 거리는 누적 1천km를 돌파하였고  풀코스 마라톤도 완주하였다. 지금 나에게 왜 달리냐고 묻는다면, 신체적인 효과보다는 나의 마음과 감정에 끼친 효과에 대해서 더 많이 말할 것 같다. 이른 새벽 일어나 홀로 뛰면서, 내면의 나와 조용히 마주하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목표한 거리를 완주하였다는 작은 성공의 기분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그렇지 않은 날과는 달랐다. 정신적, 정서적인 자아를 돌 볼 수 있는 마음 수양법으로도 달리기는 정말 좋은 운동이다. 지쳐있는 내면의 나를 위해서 오늘 운동화를 신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