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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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출현과 함께 에버노트는 노트테이킹 앱 시장을 열었습니다.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며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유저들을 끌어모았고 유료화 정책에도 성공하였죠. 그러나 2018년 혜성 같이 등장한 노션에 왕좌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노션은 에버노트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Open AI 의 Chat GPT까지 API로 연동해서 노션 서비스 내에 장착시켰죠.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활용하면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고 자유도도 높습니다. 

그러나 노트테이킹, 자료 수집, 글쓰기 라는 근본적인 측면에 있어서 여전히 에버노트가 뛰어난 점들이 있습니다. 

저는 2009년 부터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있고, 역시 2018년 노션이 처음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부터 사용하고 있는 유저로서 에버노트가 노션보다 좋은 점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노션은 무제한 하위 페이지 지원 

노션은 페이지 측면에서 무한 depth를 지원합니다. 폴더로 치자면 폴더 안에 하위 폴더를 무제한으로 만들 수 있는 개념과 비슷합니다. 위키(wiki) 스타일로 정보를 카테고리화하는데에 유용하죠.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depth로 작성한 페이지(메모)를 한 눈에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일일이 해당페이지를 찍고 들어가야 합니다. depth가 깊고, 페이지수가 많은 경우에는 일일이 확인을 해야 합니다. 모든 페이지를 쭈욱 펼쳐놓고 스크롤하면서 볼 수는 없습니다. 

물론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거기에 모든 페이지를 넣을 수는 있지만, 이 경우에도 페이지 수가 많아지면 로딩 시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에버노트는 3단계 depth 지원

반면에 에버노트는 노션처럼 무제한 depth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스택-노트북-노트 이렇게 3단계의 depth만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노션처럼 위키 스타일로 하위페이지를 세분화할 수는 없습니다. 

에버노트 Stack-Notebook-노트 구조

폴더 - 하위 폴더 - 파일  이런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버노트는 모든 노트 보기 지원, 노션은 불가

에버노트는 노션과는 달리 모든 노트를 볼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합니다. 

에버노트는 모든 노트 보기 가능

노트의 depth 와는 상관없이 모든 노트를 동일한 레벨에서 펼쳐놓고 쭈욱 볼 수 있습니다. 작성 순, 제목 순 등 설정한 값에 따라서 주르륵 스크롤하면서 모든 노트를 직관 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치 책장을 넘기듯이 그렇게 나의 노트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죠. 속도도 빠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2만개 이상의 노트를 에버노트에 저장하고 있지만 스크롤해서 한눈에 저의 모든 노트를 쉽게 확인하고 접근할 수 있습니다. 

 

 

모든 노트 보기가 중요한 이유

노션에서는 페이지 안에 페이지를 무제한으로 만들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정 페이지는 나중에 거의 안 보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서 페이지를 작성하였는데, 정작 그것들을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은 없습니다. 일일이 페이지 카테고리를 찍고 들어가서 확인해야 합니다. 

메모작성, 노트테이킹 이라는 본질에서 생각해 보면 내가 작성한 메모들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촉발될 수 있고 그것이 또 다른 인사이트와 지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모 노트들이 특정한 프레임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에버노트는 3개의 depth로 노트를 구분하기는 하지만, 모든 노트 기능을 통해서 이 구분들을 일시에 해제시켜 줍니다. 그 노트가 어느 스택, 노트북에 있던지 동일한 레벨에서 주루륵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내가 작성해 놓았던 메모를 우연히 발견할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특정 시점에 작성한 메모들을 훑어볼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작성한 다이어리 책장을 넘기면서 나의 기록들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현실세계에서 수많은 책장안에 다이어리들을 꽂아 놓았다고 가정을 해보죠. 

노션은 그 다이어리들을 일일이 한 권 한 권 꺼내서 확인을 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검색에서 보는 것은 제외한다면요)

반면에 에버노트는 어떤 책장에 어떤 다이어리가 있던지 상관없이 모든 다이어리의 페이지들을 한 번에 쭈욱 펼쳐놓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노션 유저들 중에도 에버노트의 모든노트 보기 기능을 도입해 달라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reddit에 올라온 노션 all note 기능관련 유저질문

 

 

 

저는 에버노트의 모든노트 보기 기능이 주는 효용과 가치를 수없이 느껴왔기 때문에 여전히 에버노트를 메인 노트테이킹 앱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노션도 다른 목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툴이던지 완벽한 툴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본질적인 것은 글을 쓰고, 기록을 남기고 다시 꺼내 보는 행위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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