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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러나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코로나 19 사태가 우리나라에서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해외여행 수요는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당장 회복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항공사들과 국내 18,000여 개의 여행사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이다.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이 4분기가 될지 내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가까운 미래에 사람들은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여 포스트 코로나 세상을 준비해야만 여행업계도 살아남을 것이다. 지금 준비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명이 코로나 19 사태로 10년 더 앞당겨졌다는 평가가 있다. 위기의 끝에는 커다란 변화와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여행업계는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까?

 

자동화(Automation)

트립닷컴(Trip.com)은 코로나 19 발발 초기 하루에 수천 건에 달하는 취소 요청에 직면했다. 그러나 그동안 투자해온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전체 요청 건의 95%를 인력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과 투자로 3월 중순에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고객들의 취소 요청이 급증했을 때 문제없이 글로벌 고객의 취소 요청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 발발 이후 개발 리소스를 업무 자동화에 집중 투자하면서 응대해왔다고 한다. 자동화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위기시 그 진가를 발휘했고 결국 고객에게도 편익을 제공한 셈이다.

 콜센터, 고객응대 업무의 자동화뿐만 아니라 이른바 백오피스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해서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개발과 투자는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인당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어 예상치 못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key가 바로 자동화(automation)에 있다. OTA 뿐만 아니라 전통 패키지 중심의 여행사도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취소/연기/환불 규정

 국내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취소 요청이 많았다. 그 과정에서 항공사들의 환불 불가 방침으로 중간에서 여행사가 고객 불만을 응대하며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천재지변 등으로 여행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위약금 없이 계약금을 환급하도록 국외여행 표준약관과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등에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고 전염병이 천재지변에 해당되는지 명확하지 않다.

여행사, 항공사, 호텔,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규약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 19와 같은 전 세계적인 위기 시에 어느 한 주체만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없도록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규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 보호라는 미명 하에 위기시에 기업들이 피해를 강제적으로 떠안지 않도록 민관의 협의와 이해가 필요하다.

예약/취소 업무대행수수료 약관, 여행 취소 보상보험 도입, 해외 OTA업체의 취소약관문제 등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국내여행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면 국내여행 수요가 해외여행 수요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미 제주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국내 여행시장은 철저하게 개별여행시장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여행기업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 19 이후 여행자들의 취향과 니즈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은 국내여행 시장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실행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로서 국내여행을 활용해야 한다.

해외여행 수요는 코로나 이후에도 당분간 단계적, 제한적으로 회복될 수밖에 없다. 본격적인 회복 전에 국내여행 수요를 타깃으로 하여 변화된 고객의 니즈를 확인하고 새로운 실험을 시도해야 한다. 여행 기업들이 국내여행시장에서 해답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해외여행시장에서 대응하기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언택트(untact) 시대

 코로나 위기 속에 온라인 쇼핑, 온라인 게임, OTT, 음식 배달 분야의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언택트(untact)' 서비스라는 것이다. 코로나는 우리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심지어 전화통화 등 직접 연락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가치라고 여겨졌던 untact 가 코로나를 통해서 더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는 지금보다 훨씬 더 보편적인 가치가 될 것이다.

여행업계도 고객과의 직접적인 연락은 줄이면서 서비스를 문제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의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언택트 기술을 기반으로 꼭 필요한 휴먼터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상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개인, 소규모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또한 개인위생, 안전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과거보다 많은 정보를 요구할 것이다. 고객의 새로운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

 고객이 선호하는 목적지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소위 인기 있는 휴양지, 도심의 관광지 대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목적지들, 도심 주변 목적지들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할 것이다. 사람들은 과거보다는 좀 더 다양한 지역을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하게 될 것이다. 어느 때보다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는 데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취소, 환불 규정에 대한 고객의 관심도도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취소 환불 보장 상품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고객의 불안함을 최소화시키고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새로운 상품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지금의 이 위기를 버텨내기만 하면 여행업계는 괜찮아질 것인가?

 버티는 것만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과거의 위기와는 다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전혀 다른 여행 시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순히 버티어 낸다고 해서 좋은 날을 맞이 할 수 없다. 뼈를 깎는 혁신과 미래 고객에 대한 준비, 투자를 실행하는 기업만이 그 열매를 수확하게 될 것이다. 과거에 당연 시 되던 모든 프로세스들을 점검하고, 디지털 기술과 접목하여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 여행업계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여행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한 각 주체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여행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는 '따로 또 같이'의 노력과 실행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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