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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 여행시장이 큰 위기를 맞은 가운데, 지난 4월 세계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인 Expedia와 공유 숙박 플랫폼 Airbnb에 사모 펀드사 Silver Lake가 각각 12억 달러, 10억 달러를 투자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전 세계 여행산업이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이 소식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두 회사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투자여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두 회사가 합병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있었으나,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Expedia의 새로운 CEO Peter Kern 도 최근 인터뷰에서 사실무근임을 밝혔습니다. 여행산업 미디어 기업인 SKift와 익스피디아 CEO, Peter Kern의 인터뷰를 공유드립니다. 

 

Peter Kern은 4월에 Expedia 그룹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Kern은 사모펀드 회사를 직접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투자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Expedia 그룹은 4월에 Sliver lake를 비롯한 사모펀드 사들로부터 총 32억 달러 원화로 4조 원에 가까운 투자금 유치하였습니다. 코로나바이스러스 위기의 한가운데에서요.  Peter Kern은 사모펀드사 Silver lake가 익스피디아와 에어비앤비 투자에서 이익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같은 사모펀드에서 투자를 했다고 해서 에어비앤비와 합병을 한다던지의 가능성은 없을 거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단순히 재무적 투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Airbnb를 Frenemy(Friend + Enemy)로 보는 것 같습니다.

 

에어비앤비와의 파트너쉽

"익스피디아, 에어비앤비 모두 좋은 회사입니다. 두 회사가 모두 사모펀드사 Silver Lake 투자를 받았다고 해서 합병 등의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구조조정 중이고 그동안 진행해오던 호텔 사업에 대한 투자도 축소하고 있죠. 저는 에어비앤비와 호텔 비즈니스와 관련하여 파트너십을 맺는 것에 대해서 열려있습니다." 

 

"익스피디아 그룹의 vacation rental brand, Vrbo는 에어비앤비와 새로운 경쟁관계를 형성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캔슬 건에 대해서 고객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일방적인 환불 정책을 시행하였습니다. 공급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 것이죠. 호스트들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일 겁니다. 우리는 예측할 수 있는 미래에 Vrbo에서 좋은 사업 성과가 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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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Vrbo가 지난 1분기에 생각보다 빠른 회복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우리는 에어비앤비처럼 공급자만 일방적으로 희생하도록 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좀 더 공급자 친화적인 정책을 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호스트들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효과를 보여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에 대해서 대대적인 캠페인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VR (vacation rental) 시장에서 공급자들이 모든 플랫폼에 공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플랫폼에서 효과를 못 본다면,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합니다. 공급자들은 효과적으로 배타적이 되는 것입니다. (effectively become exclusive)."

 

"물론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둘 중 어느 회사가 취소 환불에 대해서 올바른 접근을 하고 있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it is debatable as to which company took the right approach) 익스피디아는 호스트들이 코로나로 인한 취소 고객들에게 부분 환불(partial refund) 및 나중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쳐를 제공하도록 독려하고 있어요. 그러나 강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그들이 할 일을 하고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했습니다. 저는 우리 접근 방식이 공급자 편에서 좀 더 공평했다고 생각해요.(more fair to the supply side). 그리고 우리는 그 때문에 앞으로 좀 이익을 볼 거고요. 그러나 그것이 어떤 지각변동(be tectonic)이나 중요한 사업 변동을 야기시키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

 

인수 합병 계획

"익스피디아 그룹은 당분간 인수 합병에 적극적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업을 단순화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아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물론 앞으로 익스피디아는 좋은 인수 합병 기회가 있으면 잡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익이 보여도 우리를 쥐구멍으로 데려가는 그런 종류의 거래는 쫒지 않을 거예요."

 

구글 이슈와 전임자들의 기록

그는 구글을 통한 실적 마케팅을 강조하지 않고 자체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building up its own brand marketing)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조조정을 통해서 자체 브랜드 마케팅이 좀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 겁니다. 그동안 익스피디아의 대고객 판매 정책, 마케팅은 비참할 정도로(woefully) 부적절(inadequate)했습니다."

 

조직 개편 측면에서 익스피디아는 마케팅 팀을 그룹의 모든 브랜드들 총괄하는 하나의 유닛으로 통합하였습니다. (consolidated its marketing teams into a single unit working for all its bransd) 그리고 자매 브랜드들이 서로 구글 광고 경매에서 서로 경쟁하는 것을 막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사람이나 정책의 미진함 때문이 아니라 그룹의 구조적인 문제로 과거에 발생했던 문제들을 해결한다면, 우리 스스로 훨씬 더 좋은 일들을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구글에 얼마나 광고비를 더 집행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 없이요." 

익스피디아 그룹이 Google Hotels 또는 Google Vacation Rentals에서 빠져나올 생각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구글로부터 가치 있는 트래픽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익스피디아는 우리 얼굴에 침을 뱉으려고 우리 코를 자르기를 원치 않습니다." (cut off our nose to spite our face)

 

Booking.com 이 더 성과가 높았는데?

부킹 홀딩스는 구글 vacation rentals에 더이상 참여하지 않습니다. Kern은 라이벌인 부킹 닷컴을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to reduce reliance on Goolge) 직접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는 참고 모델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익스피디아 그룹이 부킹 홀딩스보다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우리보다 더 단순한 사업구조가 부킹 홀딩스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보다 구글에 대한 의존도가 낮았고요. 앞으로 익스피디아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솔직히 우리가 부킹 홀딩스보다 더 많은 여행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더 많은 항공 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죠. 더 많은 브랜드를 갖고 있고요. 고객들에게 다다르는 더 많은 좋은 방법들(a lot of good way to reach the customer)을 갖고 있어요" 

 

물론 부킹 홀딩스도 서비스 범위를 좀 더 넓히는 과정에 있습니다. 부킹닷컴, 아고다에 항공예약을 추가 하였고 tours and activities 비지니스의 규모를 키우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 3분기에 익스피디아와 트립어드바이저가 구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 힘들었던 반면에 부킹홀딩스는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았습니다.

 

반등의 기회?

익스피디아의 새 CEO, Kern은 익스피디아를 개조하겠다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 초 고위 경영진 Barry Diller 는 익스피디아 그룹을 한마디로 '부풀었다(bloated)' 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너무 많은 브랜드들과 뭘해야할지 모르는 직원들 때문에 부풀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전부터 조직개편을 진행 중에 있었고, 인력을 줄이고 있었습니다(reducing its workforce). 왜 이러한 위기 상황에 익스피디아 CEO자리를 수락했는지 물었습니다.

 

"현재 저의 커리어에서, 매일 아침 제가 침대를 박차고 나오고 싶게 만드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끔찍한 위기 상황이지만 제가 본 것은 그 옆에 있는 기회였습니다. 제가 익스피디아의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고, 지금이 변화할 수 있는 진짜 기회라는 사실에 저는 무척이나 흥분되었습니다."

그가 얼마전 익스피디아 그룹의 어닝 콜에서 말한대로, Peter Kern은 얼마나 그가 익스피디아의 궤적을 변화시켰는가로 추후에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요 글로벌 여행 기업들에 대해서 수 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 진 사실은 여행산업의 성장성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월에 국내 대표적인 사모펀드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에서 하나투어에 1200억원 규모로 투자를 완료하였습니다. 지금의 실적보다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입니다.  여행산업 전체가 심각한 위기 상황이지만 Peter Kern 처럼 그 옆에 있는 '기회'를 보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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